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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일기

벼익고숙의 계절이 도래했다.

벼는 익을 수록 고개를 숙인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책임져가야 할 것들이 많아지고, 그에 따라 가치 없는 것들을 많이 쳐내게 된다.
질투와 비교라는 감정도 어느 순간부터는 사라져 가고 있다.
다른 사람이 이룬 게 나하고 무슨 상관이며, 그 사람이 기준점이 될 수는 있겠지만
내가 그 사람이 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살아갈 계획들을 정리하면서 기분이 좋았는지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내 계획들을 말하고 다녔다.
마치 이룬 것 마냥 상상하고 떠벌 댈 때 나오는 도파민에 취했던 것 같다.
떠벌댄만큼 부메랑처럼 돌아오는 부담이 조금 두렵다.
이제는 폐관수련이 필요할 때이고
고개를 숙일 때이다.

찜게
노량진 수산시장


중학교 친구들을 만났다.
여전하다. 볼 때마다 기분 좋다.
술도 많이 마시고, 대화도 많이 나눴다.
너무 잘 먹어서 보기 좋았고, 너무 잘 웃어서 보기 좋았다.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회를 먹고는 마장동으로 향했다.

마장동 축산물 시장

두 번 놀랐다.
생각한 것보다 규모가 작아서 놀랐고
생각한 것보다 고기가 맛있어서 놀랐다.
방식은 1층에서 고기를 구매해서 2층 가게로 올라가서 먹는 방식인데
방금 까지 있었던 노량진과 방식이 동일하다.
마장동 근처에 산다면 가볼 만한 정도인 것 같다.

이렇게 이동하게 된 데에는 분당에 사는 규민이가 서울 구경을 하고 싶다고 해서다.

방금 나왔는데 이번엔 또 을지로로 가자고 한다.

뭐 그러지, 네가 가고 싶다는데

을지로 어느 담벼락


이때는 너무 취해서인지 갔던 가게 이름도 생각이 나지 않는다.
그냥 여느 호프집으로 들어갔고, 그 집 앞에 써져 있는 글귀였다,

‘젊음은 가솔린처럼 불붙으면 눈부시게 빛나고 아니면 휘발되어 허공으로 사라진다.’

나도 이 마지막 젊음의 순간을 놓치면 끝장이기에
누구도 침범하지 못하게 더 견고히 울타리를 세워야겠다.

레고코르누 바버샵


언제나 그렇듯이 2주마다는
안양시 만안구에 위치한 레고코르누 바버샵에 간다.
레고코르누 바버샵, 참 좋다.
김포에서 안양까지 가서 머리를 자르는 이유가 있다^^

https://naver.me/Gn08vMDo

네이버 지도

레고코르누바버샵 안양

map.naver.com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건 중요한 것 같아.
다른 이에게 사랑을 주는 것을 배우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지만
나 자신을 사랑하는 감정이 우선되어야 남에게도 줄 수 있을 거 아니야.
바깥세상은 남 피 빠는 거머리가 너무 많고, 그 거머리에게 의존하게 되는 상황이 온다면, 자유의지는 사라져 버리는 거다.
넌 그 자체로도 충분히 아름다우니까.
네가 통제할 수 있는 건 너 하나뿐이고 하나씩 고쳐나가면 돼.
포기하지 마.


삼송역 넙딱집


결혼한 친구를 만났다.
어색했다. 유부남이 되고는 처음 만나는 거다.
부럽기도 했다.
마음을 내어 줄 상대가 있다는 게.
부럽지 않기도 했다.
자유, 책임이 제한된다는 게

근데 부럽다 부럽지 않다의 문제가 아니었다.
오랜만에 널 봐서 너무 행복했다.
유부남이던 총각이던
뭐가 되었던, 내 친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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